세자가 사라졌다

 

 

 

조선 광해군 때 유몽인이 지은 어우야담에는 과거를 보러 한양에 왔다가 인적인 끊긴 종로에서 장정 네 명에게 보쌈을 당한 선비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.

 

어딘지도 모르게 끌려가 어여쁜 여인과 동침할 수밖에 없었던 선비는 그 여인을 잊지 못해 다시 과거를 보러 한양에 와 밤마다 종로를 서성였다고 한다.

 

이런 남자 보쌈의 목적은 처녀의 악운을 막는 데 있었다. 딸이 과부가 될 팔자라는 점괘를 받은 처녀들의 부모가 자기 딸이 과부가 되는 일을 막고자 낯선 총각을 보쌈해 모의 결혼을 시킴으로써 미래의 진짜 사위가 받게 될 일찍 죽게 될 운명이라는 액운을 낯선 총각에게 떠넘기기 위한 것이었다.

 

왕세자가 세자빈이 될 여인에게 보쌈을 당하면서 벌어지는 두 청춘 남녀의 파란만장, 대환장, 끝장도주기를 다룬 조선판 로맨틱 코미디